‘자동차나 전철만 타면 잠이 쏟아져요’ 알고 보니 놀라운 이유가 있었다

2019-05-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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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만 타면 꾸벅꾸벅… 그런데도 안 풀리는 피로
'진동수' '저주파소음' '이산화탄소'와 연관돼 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차나 전철만만 타면 잠이 쏟아지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 잠이 없는 사람도 차만 타면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그런데 이상하다. 차나 전철 안에선 많이 자도 집에서 잔 것처럼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그 이유가 뭘까.

김은영 과학칼럼니스트는 ‘차만 타면 꾸벅꾸벅, 대체 왜?’란 칼럼에서 일본철도기술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일본철도기술연구소에 따르면 지하철의 진동수는 1초에 두 번씩 진동하는 2Hz고, 2Hz로 흔들리는 곳에선 사람들이 쉽게 잠이 든다. 흔들침대에 누우면 잠이 솔솔 오는 것처럼 지하철에서 다들 꾸벅꾸벅 조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인 셈이다. 기차나 버스도 지하철만큼 딱 맞는 진동수는 아니지만 꽤 흔들리는 까닭에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쉽게 잠이 든다고 김 칼럼니스트는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도 사람을 재우는 중요한 요소다.

김 칼럼니스트에 따르면 이산화탄소가 늘면 뇌로 가는 산소량이 줄어들어 나른해지고 졸린다. 기차나 버스처럼 사람이 많고 좁은 공간에는 이산화탄소가 많다. 기차 안에선 1400~2200ppm, 고속버스 안에선 2500~3500ppm까지 이산화탄소 수치가 오른다. 버스나 기차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허용기준인 1000ppm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지만 기차나 버스엔 잠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 너무 낮아 잘 안 들리거나 아예 들을 수 없지만 몸은 느낄 수 있는 저주파 소음이다. 김 칼럼니스트에 따르면 저주파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처럼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나오고 심장 박동과 호흡수가 바뀐다. 이 때문에 푹 잘 수 없다.

김 칼럼니스트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 고속버스, 지하철, 기차에서 다 저주파 소음이 나왔다”면서 차 밖보다 안의 저주파 소음이 훨씬 심했다고 밝혔다. 듣지 못한다 뿐이지 굉장히 큰 소리에 노출돼 있기에 아무래도 버스나 기차에서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개운하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