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나면 충격에 취한다… 참이슬 출고가 65.5원 오를 때 벌어지는 일

2019-04-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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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판매량 18억병… 하이트진로 매출액 최소 700억원 상승할 듯
맥주 부문 연간 200억원 안팎 적자… 맥주 적자 보전하려 올린 듯

하이트진로가 다음달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등 소주의 출고가를 6.45%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실제로 23일 1만7550원이었던 하이트진로 주가는 출고가 소식을 발표한 24일 1만96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주식시장이 왜 이렇게 참이슬 가격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할까. 출고가를 올린 만큼 하이트진로가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판매량은 연간 18억병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가격은 1015.70원에서 1081.2원으로 오른다. 병당 65.5원 인상되는 셈이다. 18억에 65.5를 곱하면 1179억이 나온다. 단순 수치로만 봐도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가만 앉아서 더 벌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하이트진로가 만드는 소주의 도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17.8도에서 17.2도로 소주 알코올 도수를 내린 데 이어 1년 만인 지난달부턴 17도짜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소주는 물과 알코올을 섞어 만든다. 원재료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코올의 도수를 낮추면 그만큼 영업이익이 올라간다. 실제로 소주 회사는 알코올 도수가 0.1도 내려갈 때마다 주정 값을 0.6원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 도수를 0.8도 내리면 4.8원을 절약해 연간 총 86억4000만원(18억병×4.8원)의 영업이익을 더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소주 가격 인상의 여파로 판매량이 떨어지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주당들로선 똑같이 취하려면 더 많이 마셔야 하기에 되레 판매량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소주 출고가를 인상할 경우 최소한 인상한 액수에 비례해 매출액이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부문 매출액은 1조644억3700만원. 이 액수에 출고가 인상률인 6.45%를 곱하면 686억3251만5000원이 나온다. 판매량이 아니라 매출액에 대입해 계산해봐도 7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더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소주 출고가 인상이 맥주사업 부문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 부문은 매년 2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누적 적자액이 1000억원에 육박한다.

당장 금전적인 피해를 입는 이들은 주당들이다. 음식점에서 4000원짜리 소주가 사라지고 5000원짜리 소주가 대세를 이룰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000원짜리 소주가 자연스럽게 정착한 것처럼 조만간 음식점에서 6000원짜리 소주를 만날 날이 머지않았다는 볼멘소리가 주당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