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자축하는 대한민국 상황 비판한 카이스트 교수 글

2019-04-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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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5G 먼저 개통해서 무슨 대수가 난다고 호들갑들인지 모르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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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11시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정부와 이동통신 3사는 당초 지난 5일 5G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뺏기지 않기 위해 긴급히 조기 상용화를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한 카이스트 교수가 이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SNS에 작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9일 페이스북에 "어거지 세계 최초 5G"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병태 교수는 "직지심경의 금속활자가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지만 세계는 구텐베르그의 인쇄술을 기억한다"며 "그것은 구텐베르그의 인쇄술이 성경을 보통 사람들 손에 쥐어주는 정보의 대중화로 종교개혁과 시민혁명의 기폭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직지심경이나 세종대왕의 한글의 발명은 그런 혁명적 효과가 없었다"며 "즉 보통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5G 원천 기술을 우리가 만든 것도 아니고 통신사가 서비스를 언제 개시하느냐는 통신사들의 경제성에 입각한 의사결정일 뿐"이라며 "미국의 시범개통도 이미 이루어진 상태고 B2B 서비스는 지난해 이미 시작됐다. 주파수대의 조금 차이를 가지고 진짜 5G냐 그냥 5G 기술의 개통이냐 미국과 차이 설명하는 것을 듣자면 먹자골목 원조집 주장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4G LTE-A 기술로도 엄청난 혁신이 일어났다"며 "그 혁명으로 우버도 생기고 핀테크 혁명도 진행됐고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서비스에 모바일 은행들이 탄생 5~6년 만에 유럽,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 중"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런데 우버도 구글 지도도 못 쓰게 하고 은행의 ATM 기계, 지점폐지도 금감원의 허락을 받으라는 나라이고, 다른 나라가 다 허용하는 약의 온라인 처방도 못하게 하는 나라"라며 "4G 혁신을 거부하면서 5G 먼저 개통해서 무슨 대수가 난다고 이벤트 치르며 호들갑들인지 모르겠다. 택시 카풀 하나 해결 못하는 나라에서 5G는 개 발에 편자"라고 말했다.

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어거지 세계 최초 5G 직지심경의 금속활자가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지만 세계는 구텐베르그의 인쇄술을 기억한다. 그것은 구텐베르그의 인쇄술이 성경을 보통 사람들 손에 쥐어주는 정보의 대중화로 종교개혁과 시민혁명의...

게시: 이병태 2019년 4월 8일 월요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